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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교육

기후불안을 극복하는 필리핀의 지역사회 중심 활동

1. 기후불안과 필리핀: 자연재해의 일상화

 필리핀은 지리적 특성상 태풍, 홍수,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국가 중 하나다. 매년 반복되는 자연재해로 인해 많은 필리핀 국민들이 재산 피해를 입고, 삶의 터전을 잃으며 기후불안을 겪고 있다. 기후불안은 단순한 걱정이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과 생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 특히 저소득층 가정과 해안 지역 주민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더욱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불안과 스트레스가 지속되고 있다. 필리핀 정부와 지역사회는 이러한 불안을 줄이기 위해 공동체 중심의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2. 지역사회 주도의 재해 대비 훈련: 기후 회복력 강화

 필리핀은 기후변화로 인해 빈번하게 발생하는 태풍과 홍수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사회 중심의 재해 대비 훈련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필리핀 적십자사, 지방정부, 국제 구호 단체 등이 협력하여 운영하는 ‘지역사회 기반 재난 대비 프로그램(Community-Based Disaster Risk Reduction and Management, CBDRRM)’은 주민들의 재난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대피 훈련을 넘어, 재난 발생 전·중·후의 모든 단계에서 지역사회의 대응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훈련 과정에서는 주민들이 태풍, 홍수, 지진 등의 자연재해 발생 시 대피 경로를 파악하고, 응급처치 기술을 습득하며, 식량과 식수를 비축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예를 들어, 비사야(Visayas)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모의 대피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태풍이 접근하면 지역 내 초등학교나 교회 등을 임시 대피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실습하고 있다.

 

 또한, 필리핀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 훈련을 지역 단위의 학교 교육과 연계하여,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책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기후 회복력 키우기(Climate Resilience Education)’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재난 발생 시 가족과 어떻게 연락할 것인지, 구조 요청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필리핀에서는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마을 단위로 ‘조기 경보 시스템(Early Warning System)’을 도입하고 있다. 일례로, 타클로반(Tacloban) 지역에서는 태풍이 다가올 경우, 지역 방송과 모바일 메시지를 통해 주민들에게 신속히 대피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적인 방법을 활용하여 마을 사람들이 북을 치거나 깃발을 흔들어 위험을 알리는 방식도 여전히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3. 생태마을 조성: 지속 가능한 환경 보호 실천

 필리핀의 여러 지역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주민들의 기후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생태마을(Eco-Villag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생태마을은 단순한 친환경 건축물이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공동체 기반의 환경 보호 모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팔라완(Palawan) 지역의 생태마을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팔라완은 필리핀에서 가장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 중 하나로, 기후변화로 인해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NGO는 주민들과 협력하여 친환경 주택, 태양광 발전 시스템, 빗물 저장 시설, 유기농 농업을 결합한 지속 가능한 마을을 조성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목재 주택 대신 대나무와 재활용 자재를 활용한 친환경 건축물을 짓고, 주민들이 직접 **퇴비화 화장실(composting toilet)**을 설치하여 수질 오염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생태마을 프로젝트는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기후불안을 줄이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로 인해 생활이 불안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적인 생활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팔라완 생태마을의 한 주민은 “이전에는 태풍이 올 때마다 집이 파손될까 봐 걱정이 많았지만, 이제는 친환경 주택과 공동 대피소 덕분에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성공 사례는 네그로스(Negrós) 섬에서 진행된 ‘기후 회복력 마을(Climate Resilient Villages)’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해안 지역에 맹그로브 숲을 조성하여 해일과 홍수 피해를 줄이고, 주민들에게 지속 가능한 어업 기술을 가르치는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지역 주민들의 생계가 위협받았으나, 이제는 맹그로브 복원을 통해 수산자원이 증가하고, 지속 가능한 어업 방식이 정착되면서 경제적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

 

 

4. 청소년 환경교육과 지역사회 참여: 기후불안 해소

 필리핀에서는 기후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Youth for Climate Action’과 같은 단체들은 청소년들에게 기후변화의 원인과 해결책을 교육하며,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마닐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지역 환경 보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한 예로, 맹그로브 숲 복원 프로젝트는 해안 지역의 기후 회복력을 높이는 활동이다. 이러한 참여형 교육은 기후변화에 대한 청소년들의 불안을 줄이는 동시에, 기후 행동을 실천하는 적극적인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5. 필리핀 지역사회 활동이 주는 교훈

 필리핀의 지역사회 중심 기후불안 극복 활동은 다른 국가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기후불안을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역사회가 주도하는 재해 대비 훈련, 지속 가능한 생태마을 조성, 청소년 환경교육과 같은 활동은 기후불안을 실질적으로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한 회복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필리핀의 사례는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공동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며, 다른 국가들도 이를 참고하여 지역사회 중심의 기후불안 극복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후불안을 극복하는 필리핀의 지역사회 중심 활동